cbyoon@hanaro.com 아무리 나이가 든 사람이라도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마음을 울려주는 '따뜻한 열정의 코드'임에 틀림없다. 내 '첫사랑'은 당연히 '고객'이다. 그래서 고객은 내 열정의 대상이며 내 모든 것이기도 하다. 웹스터사전에 따르면 손님(customer)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고객(client)은 '다른 사람의 보호 아래 놓인 사람'을 뜻한다. 기업은 진정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충실한 조언자이자 친구가 되어야 한다. 요즘 기업들은 '고객 만족' '고객 감동'에 이어 '고객 졸도'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고객'을 소리 높여 외친다. '고객만족'은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갖는 즐거움이나 행복을 말한다. 고객과 접점이 많은 서비스 업체들은 '친절 서비스'를 '고객만족'이라 부르고,제조업체에선 '애프터 서비스'를 '고객만족'과 동의어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객은 단순한 손님이 아니다. 고객의 행복과 성공을 진심으로 도와야 하고 고객의 요구를 최우선에 놓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기업의 의무이자 권리다. 따라서 고객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후 서비스를 해주는 것만으론 진정한 의미의 고객만족이랄 수 없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고객과 사랑에 빠져라"라는 한마디 말로 정의될 수 있다. 나 역시 고객은 '첫사랑'과도 같다. 그런데 나의 '첫사랑'인 고객은 너무도 현명하고 때론 냉정하기까지 하다. 자신을 사랑했던 기업이 마음이 변했다고 느끼거나 자신의 소리를 예전보다 귀담아 들어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옛 정'이라는 족쇄에 매달리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한다. 어렵게 얻은 마음을 더 큰 사랑으로 만들어 가려면 처음보다 더 많은 노력과 지속적인 관심,그리고 헌신이 필요하다. 하나로통신은 고객에 대한 '첫사랑'을 사수하기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전 임직원이 의무적으로 매주 토요일 고객의 집을 방문하여 고객의 소리를 듣는다. 또한 '찾아가는 서비스' 'PC 클리닉' 등 다양한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다. 어찌 보면 지금 시장은 '고객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들은 갖가지 아이디어와 서비스로 고객을 붙잡으려 고심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해법은 오히려 간단한 곳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기업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 회사는 고객을 '나의 보호 아래 놓인 사람'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고객이 그 열쇠를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