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주가 급락기에 경기민감주를 대거 팔고 경기방어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상승과 중국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경기방어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고 나선 것이다. 증권거래소가 16일 주가가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외국인 매매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집중 매도한 반면 한국전력 KT&G 등 경기방어주를 적극 매수했다. ◆외국인 매매 양극화 이 기간중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8천1백3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로 인해 60%에 육박했던 외국인 지분율이 3주만에 57%대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동안 LG전자 주식을 1천6백36억원어치,현대자동차 주식을 6백8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종목 20개 중 시가총액 10위내 종목이 6개나 포함됐다. 외국인 매수는 전력·가스를 비롯 음식료,지주회사 등 경기방어주에 몰렸다. 외국인은 이 기간중 한국전력 주식을 9백42억원어치 매수한 것을 비롯 KT&G(6백1억원) ㈜LG(4백86억원) 한국가스공사(2백94억원) 등도 매수 우위로 대응했다. 이 밖에 오리온풀무원도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가 경기방어주에 몰리면서 이 종목들의 주가는 종합주가지수의 급락에도 불구,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전력 주가는 이 기간동안 보합세를 유지했고 KT&G 주가는 3.1% 올랐다. 대교 주가는 22.0%나 뛰었고 오리온과 풀무원 주가도 약보합 수준을 지켜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22.8% 하락했고 LG전자(-25.4%) 삼성전기(-25.1%) 등도 큰 폭 하락했다. ◆방어주 편중 현상 이어질 듯 크레디리요네증권아시아(CLSA)는 △지수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외국인이 손절매에 나섰고 △긍정적 견해를 유지하는 외국인도 일단 경기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느 경우든 해외 변수에 민감한 종목에 대해서는 매도 공세를 지속할 것이라는게 이 증권사의 분석이다. ABN암로증권은 "한국증시가 아시아에서 가장 변동성이 심하고 한번 빠지면 50%는 기본인 만큼 12개월내에 600까지 하락할수도 있다"며 "주가가 반등할 경우 외국인이 손절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전무는 "최근 미국 증시에서도 음식료주 등 해외 변수의 영향을 덜 받는 내수주에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며 "경기 반등의 징후가 보이기 전까지는 방어주 위주의 매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매도가 크게 늘었지만 외국인의 절대적 매수 규모는 줄지 않았다"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공격적 투자보다는 방어적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어 방어주 편중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