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유화업계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화섬업계와 플라스틱 생산업체들의 경영 실적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유화업계가 유가상승분을 고순도테레프탈산(TPA),에틸렌글리콜(EG),카프로락탐 등 제품가에 그대로 반영시키고 있지만 이들 업체는 인상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화섬업계는 원료가 상승 뿐 아니라 만성적인 공급과잉,중국업체들과의 가격경쟁력 약화 등 전방위에서 불어닥친 '3재(三災)'로 적자행진에 조업중단 사태까지 잇따르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 1분기 중 영업이익이 86억원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8.4%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지난해 6백84억원의 사상 최대 당기순손실을 본데 이어 1분기에도 6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 4분기(영업이익 -1백60억원)에 비하면 판매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다소 개선됐지만 최근의 유가 급등세로 2분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효성도 1분기에 4백9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 역시 작년 같은 기간의 7백88억원에 비하면 37%나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타이어코드 스판덱스 등 차별화 제품과 중공업 등 '효자 사업부문'이 버티고 있지 않았다면 효성도 어렵긴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1년동안 많게는 70%까지 올라버린 원료가가 문제다. 그나마 덩치가 큰 회사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폴리에스터 원사만을 생산하던 금강화섬은 지난 3월말 치솟는 원자재가에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조업을 중단했다. 또 지난 3월말 폴리에스터 단섬유 생산을 중단한 대한화섬은 지난 1분기 39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폴리에스터 생산량 2위업체인 휴비스도 이미 수개월째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