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세계의 부당 노동행위와는 선을 긋겠다." 개발도상국에서 저임금 착취 등으로 돈을 번다는 비난을 받아온 미국 대형 의류업체 갭(GAP)이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갭은 이 보고서에서 전세계 3천여 곳의 공장 가운데 저임금과 아동노동 등 부당한 노동조건 사례가 발견된 1백36개 공장과 지난해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히고,앞으로도 부당노동을 자행하는 곳과는 하청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갭은 그동안 개도국에 산재한 하청공장이 저지르는 부당 노동행위를 방조하고 값싼 제품을 공급받아 이익을 챙긴다는 혐의로 소비자단체 등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 대기업의 대표적인 저임금 착취사례로 꼽혀 뉴욕 대형 매장 앞에서 반세계화 단체의 대규모 제품불매 시위가 벌어질 정도였다. 갭이 이례적으로 이런 보고서를 발표한 것은 '노동착취'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보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갭이 이번에 거래를 중단한 공장은 지역별로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각각 42곳, 인도 31곳, 유럽과 러시아 지역 9곳 등이다. 이 가운데 2건은 12세 이하의 불법 아동노동이 문제가 됐고, 이밖에 임산부의 부당해고,여성차별,과도한 시간 외 근무 강요 등의 사례도 있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