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위기 상황이 오히려 기업들에 에너지 절약을 통한 원가절감의 중요성을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취임한 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신임 이사장(54)은 17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현재의 고유가 상황 극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에너지 사용에 대한 기업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낭비가 심한 에너지 분야가 아닌 다른 부문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며 "고효율기기 대체만으로도 연간 에너지 소비량의 10%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산업현장의 에너지절약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 에너지 자발적협약(VA) 업체를 더욱 늘려갈 방침이다.


VA는 연간 2천TOE(석유환산t)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이 에너지 절약 목표와 실천방법을 제시할 경우 정부가 각종 대출과 세제지원으로 목표달성을 도와주는 제도.


김 이사장은 "생산 또는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10% 정도의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공단 조사는 국민들의 에너지 씀씀이가 얼마나 방만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가전 제품의 대기 전력으로 연간 5천억원이 낭비되고 있고 이를 위해 1백만㎾급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가정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VA 기업을 올해 안에 8백30개까지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대체에너지 기술개발 지원에도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