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도 쓰러졌다.. 버티던 외국인도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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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 간판종목으로 꼽혀온 레인콤 LG홈쇼핑 플레너스 서울반도체 등이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LG마이크론 웹젠 등도 폭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이들 종목의 최대 순매수세력이었던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수급기반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줄줄이 곤두박질치자 시장 분위기도 싸늘하게 얼어 붙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기관등의 매수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수급구조가 취약한 만큼 외국인의 '팔자'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소한 외국인 매물에도 휘청
올들어 유례없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은 지난달 27일부터 매도우위로 태도를 돌변했다.
이후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1천7백억원 가량에 불과했지만 지수는 493.30에서 375.75로 23.8%나 하락했다.
외국인이 지난 3월24일부터 4월26일까지 22일간 9천4백억여원어치를 사들였을 때 지수가 14.6% 오른 것과 비교된다.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는 데도 지수가 급락한 것은 외국인들이 쏟아내는 매물을 받아줄 세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유가나 환율변동 등 외부변수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개인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기관 매수세도 기대하기 힘들어 외국인이 매물을 조금만 내놓아도 지수가 급락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간판주 수급기반도 붕괴
외국인 매도세로 '스타급 종목'들의 수급기반도 와해되며 주가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레인콤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고,웹젠은 등록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LG홈쇼핑 CJ홈쇼핑 플레너스 휴맥스 서울반도체 한글과컴퓨터 등도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LG마이크론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일제히 하한가로 떨어져 시장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다.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만 전체 등록기업(8백75개)의 26%인 2백12개에 달했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레인콤은 작년 12월19일 등록 후 첫 하한가를 경험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들어 33.9%나 떨어졌다.
지난 1월13일 기록한 52주 최고가(12만4천5백원)와 비교하면 5개월 사이에 주가가 '반토막'이 난 셈이다.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인 웹젠도 가격제한폭인 6만7천9백원까지 떨어졌다.
웹젠의 하한가는 등록 초기인 작년 6월3일 이후 두번째다.
특히 이날 종가는 등록 첫날인 작년 5월23일에 기록된 장중 최저가(6만4천원)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다.
LG홈쇼핑과 CJ홈쇼핑도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서울반도체 아이디스 모아텍 지식발전소 파인디앤씨 등도 하한가와 52주 신저가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남겼다.
손범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수급기반이 일시적으로 무너지면서 대형주가 일제히 폭락했다"고 분석했다.
손 연구원은 "외국인이 그동안 코스닥시장에서 주로 사들였던 종목은 대형 우량주 30여개에 불과하다"면서 "외국인이 많이 샀던 종목 위주로 매물을 쏟아내면서 시장 전반의 하락골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