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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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프랑스에서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는 드골은 "정치는 최고의 예술"이라고 했다.
이 최고의 예술은 이해 당사자의 견해를 조정하고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이루는 것인데 이는 곧 정치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의 몫일 것이다.
그는 또 지도자론을 이렇게 언급했다.
"지도자란 높은 이상을 가져야 하고,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통 큰 스케일을 보여야 하며,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위신을 세워야 한다"고.
드골은 자신의 말을 실천으로 옮긴 정치인이다.
그는 청년장교 시절 독선적인 면모를 많이 드러냈고 정치 말년에는 지치고 노쇠한 모습으로 많은 실망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드골에게는 당당함과 결단력,검소함이 있었고 탁월한 지성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동서 갈등을 해소하고 탈식민지화를 추구하며 유럽의 모험을 감행하는 등 국가의 장래에 자신을 내걸다시피 했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도 확실한 신념의 소유자였다.
법집행을 엄정하게 하고 유능한 참모를 기용하고 국민을 설득하면서 정책적인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했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나라,부패없고 정직한 정부를 만들 수 있었다.
영국을 구한 대처 총리 역시 고질적인 파업을 종식시키고 민영화를 단행하는 등 강한 신념으로 위기에 처한 영국을 구해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성공한 지도자에게는 하나 같이 리더십이 돋보인다.
냉철한 현실인식과 합리적 판단을 기준으로 국민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정치학자 리처드 노이스타트가 리더십의 원천이라고 하는 "국민을 설득하는 힘을 가졌고 산적한 갈등을 해소하는 정치적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다.
청와대가 이번에 조직을 개편하면서 '드골의 리더십과 지도자론'을 쓴 저자를 리더십 비서관에 앉혔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리더십이 모호하다"는 항간의 비판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성공한 대통령이냐,실패한 대통령이냐 하는 평가는 역사가 판단할 일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뜨거운 가슴으로 모두를 아울러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