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비슷해야 할 여론조사가 조사기관에 따라 왜 이렇게 제각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조사기관의 공식의견이 여론조사 형태로 변형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경기도 안양시 백영고의 한 교사는 교육인적자원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에서 연이어 발표되는 EBS교육방송 관련 설문조사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지난 며칠간 발표된 세 기관의 설문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교사들이 왜 혼란을 느끼는지 알 수 있게 된다. 17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교육부 보고서엔 향후 사교육비 지출이 줄어들 것이란 응답이 49%로 나타나 변함없을 것(46%)과 오히려 늘어날 것(4%)이란 응답을 앞섰다. 반면 지난 10일 전교조가 발표한 설문에서는 학부모의 61%가 사교육비 부담이 여전하거나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답해 교육부의 설문조사와 결과가 판이하게 다르다. 학생의 경우 이 같은 회의적인 응답의 비중이 71%까지 올라간다. 교총의 4일 자료내용은 또 다르다. 교총의 설문조사 자료를 보면 교사의 58%가 과외비를 경감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학생들은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응답이 65%로 주를 이뤄 의견이 엇갈렸다. EBS 수능강의가 수능준비에 도움이 되는가와 관련된 질문에 대한 응답도 결과가 나뉜다. 교육부 설문엔 도움이 될 것이란 응답이 78%에 이른다.하지만 교총 설문엔 교사의 53%,학생의 35%만이 도움이 된다고 답해 교육부 자료와의 격차가 컸다.전교조도 이와 일치하는 문항은 없지만 교사의 60%가 교육방송이 공교육의 파행을 불러온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교육부 설문과 대조를 이뤘다. 현실 파악에 도움을 주기 위한 설문조사 자료가 교사와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준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각 기관들의 자신의 설문조사가 '아전인수'식 여론해석이 아니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송형석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