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매수세력 실종으로 폭락한 17일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장세 전망에 대해 하나같이 '짙은 안개속'이라고 답했다. 지수가 어디까지 추락할지,언제 반등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 것조차 무의미할 정도라는 반응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금같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최소한 6월말까지는 추가하락,또는 박스권내의 조정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에선 수급문제로 주가가 과도하게 조정받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은 살아있는 만큼 하반기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며 기대감을 잃지 않았다. ◆지지선 예측은 무의미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은 "종합주가가 불과 보름만에 2백포인트 폭락해 지난해 3월 이후 1년여간의 상승분 절반을 반납했다"며 "지금처럼 추세가 완전히 무너진 가운데서는 지지선을 예측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수급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만큼 주식을 사려는 세력이 없다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함춘승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한국지사장은 "최근 급락은 외국인에게만 지나치게 의존해온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외국인 입장에서는 팔고 싶어도 매수세력이 없어 팔지 못하는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며 "한국 증시가 국내 투자자들의 부재로 단기간에 아시아권에서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것은 새로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반등 가능성 전문가들은 지수의 단기폭락에 따라 기술적인 반등 가능성도 예상되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단기적으로 과매도 상태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지수이동평균 2백일선(8백8포인트)까지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급등은 당장의 기업실적에 부담을 준다는 측면에서 수급문제와 함께 지수압박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6월말까지 박스권내의 조정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신성호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투자전략에 대해 "기술적으로 과매도 상태인 만큼 추격매도는 자제하되 우량주에 대해선 추가하락시 분할매수가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