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 노조 경영참여 요구 갈수록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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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해외매각에 따른 구조조정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노조)
"경영진의 고유권한을 명백히 침해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경영진)
자동차 조선 중공업 기계 등 전 제조업 분야에 걸친 대기업 노조의 경영참여 요구가 올해 하투(夏鬪)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민노총의 올해 단협 가이드 라인에 따른 노조들의 이같은 요구는 국내기업의 잇딴 해외투자와 부실기업의 해외매각에 따른 고용불안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어 내달부터 본격화될 개별 사업장의 임단협에 파행을 예고하고 있다.
◆경영참여 요구 봇물
올해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노조는 경상이익의 5%를 사회공헌기금으로 출연,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사측에 공동으로 요구했다.
여기에 사별로 노조의 이사회 참여 및 노조 추천 사외이사 임명,징계위 노사 동수 참여(기아차),종신고용 보장 및 공장설비 축소 또는 폐쇄 금지,자동차산업발전위 노사 동수 구성(쌍용차) 등 실질적인 경영 참여를 공식 선언하는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직접 발언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조선·중공업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조선업체들은 정년 1∼2년 연장을 추진,실질적인 종신고용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여기에 비정규직 건강권 보호와 임금 대폭 인상 등 비정규직 차별 철폐 투쟁도 벌이기로 했다.
자동차 노조는 "제조업 공동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노조의 경영 참여 요구는 국내 제조업 보호와 고용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쌍용차 노조 역시 해외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 회수에만 급급한 채권단의 졸속 매각을 막고 고용 안정과 회사의 장기 비전을 확보하기 위한 요구사항이라는 입장이다.
◆불안한 사측
재계는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경영 핵심 사항을 노조와 합의 없이는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어 심각한 수준의 경영권 침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형 사업장 노조가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고 민노총의 지원은 물론 지난달 총선을 통해 제도권 내에 '발언권'을 확보한 민주노동당의 연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내심 불안해 하고 있다.
자동차업체는 생산라인 전환 배치와 차종 변경 등을 하려면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생산현장의 통제권이 사실상 노조에 넘어갔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인 A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한계와 고비용 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생산 거점의 이동은 기업 생존의 문제인 데도 노조가 일방적인 주장만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부실기업 매각과정에 노조의 경영 참여 목소리가 커지면서 외자유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균형적인 시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