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과 당뇨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의 기준으로는 정상인 사람들도 정밀조사 결과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로 판정나는 경우가 줄을 잇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03년 미국에서 발표된 새 고혈압 진단 기준으로 지난해 건강검진을 받은 수진자의 혈압을 조사한 결과 정상인 사람은 절반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종전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더라면 70% 이상이 정상으로 나타났을 것이라는게 병원 측 설명이다.


아주대 의대와 고려대 안산병원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공복 혈당치를 측정할 경우 당뇨병 환자 3명 가운데 1명만이 당뇨병 의심 판정을 받는다"며 "당뇨병 판정기준인 공복혈당치(8시간 이상 굶고 재는 당뇨 수치)를 1백26㎖/㎗ 이상에서 1백㎖/㎗ 이상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고혈압과 당뇨는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다.


대한내과학회는 당뇨 비만 고혈압 심장병 등은 과식 과음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걸리게 된다는 점에 착안, 종전의 성인병에서 생활습관병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러한 경고에도 당뇨와 고혈압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생활습관병 예방주간(24∼29일)을 맞아 고혈압과 당뇨에 대해 알아본다.



◆ 정상 혈압은 50%에 불과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통한다.


대체로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뇌 심장 신장 눈 등 여러 장기에 손상을 일으켜 수명을 단축시킨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가 2003년 미국의 새로운 고혈압 진단 기준에 따라 지난해 건강검진을 받은 2만5천6백21명의 혈압을 조사한 결과 혈압 수치(mmHg)가 정상(1백20/80 미만)인 사람은 49.7%에 그쳤다.


종전 기준을 적용한 2002년에는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2만5천2백77명) 가운데 72%가 정상으로 나타났다.


정상 혈압 비율이 2002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은 강화된 미국의 고혈압 기준을 따랐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가 정상 혈압으로 돌아가는데 걸리는 기간은 증상의 심각도나 환자의 의지, 생활습관 등에 따라 달라지며 심할 경우 평생이 될 수도 있다.


고혈압 환자는 식사를 조절하고 운동 금연 금주 등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혈압을 조절하고 합병증에 걸릴 위험을 줄여야 한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이뇨제와 교감신경 차단제, 칼슘항길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혈관 확장제 등 약물치료도 받아야 한다.



◆ 당뇨병 증상은 다음(多飮), 다식(多食), 다뇨(多尿) =당뇨병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적절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인의 경우 혈액 속에 포도당이 적당하게 들어 있어 소변을 검사해도 당이 검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소변에서 당이 나오지 않더라도 당뇨병에 걸렸을 수 있다.


포도당은 먹는 음식물(밥 빵 감자 고구마 등)에 있는 탄수화물이 위와 장에서 포도당으로 소화돼 혈액 속으로 흡수된다.


흡수된 혈액 내의 포도당은 세포 하나 하나에 들어가 에너지원이 돼 몸을 움직이게 한다.


그렇다고 포도당이 마음대로 세포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인슐린이란 호르몬이 필요하다.


인체에 인슐린이 모자라면 흡수된 포도당을 몸이 이용할 수 없다.


이용되지 못한 포도당은 혈액 속에 쌓이게 되고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면 콩팥에서 이를 재흡수해 소변으로 내보낸다.


이에 따라 신체의 세포들은 에너지 결핍 상태에 빠지고 힘을 내지 못해 전신 무력상태에 빠지게 된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 다식, 다뇨이다.


이 외에도 급격한 체중 감소, 피로감, 공복감, 가려움증, 시력장애, 손발이 저리는 등 여러 증상을 들 수 있다.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소변으로 당이 빠져 나가면서 다량의 물을 끌고 나가기 때문에 소변 양이 많아진다.


결국 몸 안의 수분이 모자라 갈증이 심해지고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당이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빠져 나가므로 쉽게 공복감을 느껴 음식물도 많이 먹게 된다.


당뇨병 치료의 기본은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이다.


이 두가지만으로 혈당조절이 안될 때는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약물요법은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혈당 강하제를 복용하면서 식사 및 운동요법을 병행하지 않으면 만족할 만큼 혈당조절이 안될 뿐만 아니라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도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성지동 순환기내과 교수ㆍ김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