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항만구조물 분야에서 시공비를 절감하면서 국내 해역에 적합한 경제적 항만구조물을 찾아내려고 애쓴 끝에 'OTP(Octopus) 소파블록'을 개발하게 됐지요." 양원회 해건개발 대표이사(64)는 방파제 전면에 설치하는 OTP 소파블록을 포함,건설분야에서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해 업계에서는 '건설 발명왕'으로 통한다. 이 소파블록은 기존의 재래식을 국내 실정에 맞게 개량한 모델이다. 마치 손을 맞잡듯이 끼워 맞춘 형태의 이 블록은 결속력이 뛰어나 기존 소파블록보다 파도를 이겨내는 힘이 5배 정도나 크다. 지난해 가을 초대형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당시 OTP 소파블록으로 시공된 방파제는 별로 무너지지 않아 그 진가를 발휘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소파블록은 시공비가 저렴해 기존 블록을 대체할 경우 연간 1백2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해양수산부는 평가하고 있다. 해건개발은 현재 이 제품으로 묵호항 방파제 축조공사를 진행 중이다. 양 대표는 현재 외국 특허 10건을 포함해 특허만 1백20건을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 실용신안 1백건,의장 2백50건도 보유하고 있다. 출원건수는 더 많다. 99년부터 특허를 내기 시작해 국내 출원 4백50건,해외 출원 30건 등 4백80건을 출원중이다. 지난해에는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 대표의 발명에 대한 열정은 풍부한 현장 경험에서부터 나온다. 그는 지난 66년 전북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해양수산부에서 20년간 일하면서 항만건설 현장을 감독해 왔다. 이후 민간 회사에서 10년간 현장소장으로 활동한 뒤 수중공사 전문업체인 해건개발의 경영을 맡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