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독과점을 유발하지 않는 컨소시엄이 한보철강을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KIET)의 고동수,김주한 연구위원은 18일 한국산업조직학회와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한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과 연관산업의 경쟁력'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고 연구위원은 한보철강을 INI스틸-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이나 포스코-동국제강 컨소시엄,한국철강 등이 인수할 경우 국내 철근시장 내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 공정거래법상 시장 내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포스코 컨소시엄이 인수하면 열연강판시장에 대한 포스코의 독점이 강화되고,INI 컨소시엄이 인수하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이 90%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위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기준'에 따라 예외인정을 받으려면 경쟁을 덜 제한하는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해야 하므로 이 같은 대체 구매자를 찾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한보철강 매각의 경우 10개의 컨소시엄이 인수를 희망하고 있으므로 이 중에서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 컨소시엄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S&S철강산업연구소의 서정헌,한성호 연구원도 철강은 내수 중심적 산업이라는 특성이 있으므로 국내 철강시장이 얼마나 경쟁적인가 하는 점이 철강과 철강수요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이 일정한 비용조건을 충족하고,효율적인 생산을 할 수 있다면 포스코가 독점하고 있는 열연시장의 국제경쟁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철강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수요산업의 동반자로서 경량화 및 소재 개발 등을 통해 수요자의 욕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역할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