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몽헌 회장의 장녀 지이씨(26)가 아버지의 죽음과 현대그룹 경영권 갈등에 대한 속마음을 처음 털어놨다. 18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지이씨는 최근 정몽헌 회장 추모카페인 '정추모(http://cafe.daum.net/monghun)'에 올린 글에서 "아버지는 많은 충고나 지침을 주시지는 않았지만 항상 행동으로서 인생의 모델이 돼 주셨던 분"이라면서 "아버지의 죽음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1월 현대상선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지이씨가 간접적으로나마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말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이씨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시던 분이 그렇게 가족을 포기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면서 "삶의 긍정적인 측면을 찾고자 했던 분이 평소 자신이 부정적으로 여기던 방식으로 세상을 버렸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어머니와 현대 임직원 모두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였지만 많은 분들이 현대를 지켜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좌절할 수 없었다"면서 "그 분들의 수고로 현대를 지켜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글 말미에 "많은 분들의 힘으로 지켜낸 만큼,저희 가족들 그리고 현대 임직원들은 현대가 국민의 것임을 잊지 않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추모' 회원이기도 한 지이씨는 지난 주 어머니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따라 북한에 다녀왔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