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갈수록 짙은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화대책 여파로 최근 2∼3년간의 과열양상이 가라앉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수요자들은 급격한 하락을 통한 경착륙보다는 서서히 안정화되는 연착륙을 원하고 있다. 이런 바람이 현실화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주택시장은 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토지시장도 강력한 투기억제대책 여파로 호가만 있을 뿐 거래는 사라졌다.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시장도 대형단지와 전매가 가능한 물건에만 반짝할 뿐이다. 이처럼 불안정한 부동산시장에서는 발전전망과 개발재료,입지여건 등을 고려한 장기투자에 포인트를 맞추는 게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주택 ] 신규 분양시장은 당분간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가 비싸거나, 입지가 취약한 단지 등은 미분양이 속출할 전망이다. 하지만 서울ㆍ수도권의 경우 대규모 재건축단지, 화성 동탄과 판교지구 등 신도시,고양 풍동지구 등 택지지구 등에는 투자자들이 관심이 집중되면서 투자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택시장도 당분간 현재의 가격 조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고속전철 수혜권인 용산 천안 등과 행정수도 이전 예상지역, 개성공단 착공 등 북한관련 수혜지역 등은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상승 가능성이 있다. 서울 강남 강동 송파, 성남 분당구 등 주택거래신고지역은 호재가 없는 한 하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는 8월 이사철부터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건축단지는 사업승인을 못받은 곳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하락세가 점쳐진다. 따라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은 전통적인 이사철인 8월을 피해 6∼7월에 움직이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특히 9호선 예정지 인근 등 개발 테마가 있는 곳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주상복합ㆍ오피스텔 ] 최근 발생한 투기과열에 따라 정부가 강력한 안정대책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공급과잉까지 겹쳐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시장은 투자열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신규공급을 억제하면 기존 오피스텔의 경우 장기적으로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입지여건이 좋은 곳은 장기투자를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는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것보다 사전에 모델하우스를 방문, '사전예약방식'을 이용하는게 유리하다. 21층 이상의 초고층은 기존 분양권을 매입하는게 실속이 있다. 서울시가 최근 발코니 설치금지를 선언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존 단지의 전용면적이 크기 때문이다. [ 토지 ]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토지투자는 개발재료와 장기발전 전망에 따라야 한다. 수도권 인근에 택지개발이 가능한 토지나, 주5일제 시대에 맞는 펜션 또는 리조트를 개발할 수 있는 토지에 관심을 가져보는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지금처럼 정부의 정책이 강화되는 시기에는 단기투자는 위험하다. 3년 이상의 장기투자방식을 구사하고 구입한 토지는 개발계획에 따른 건축 인ㆍ허가 등을 받아놓는게 좋다. 토지거래 허가지역이어도 개발가치가 높으면 장기투자에 나서도 괜찮다. [ 전원주택ㆍ펜션 ] 펜션과 전원주택시장은 작년 10ㆍ29대책 이후에도 비교적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지난 4월 내놓은 정부의 펜션대책으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수도권 펜션부지는 최근 20% 가까이 호가가 급락했다. 기존 펜션 개발업체들도 분양이 안돼 일손을 놓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펜션시장은 강력한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소규모 영세 펜션업계가 정리되면 오히려 펜션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차별화된 고급 펜션은 인기를 끌 것이란 주장이다. 반면 전원주택시장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등 개발재료가 있는 지역을 찾아 묻어두기식 투자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 상가 ] 상가시장도 투자의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따라서 종목과 입지, 개발전망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 단지 내 상가의 경우 분양가 수준을 살펴보고 가급적 대단지를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 근린 상업용지와 연장선상에 있는 상가가 장래 상가형성에 유리하다. 근린상가는 재개발ㆍ재건축 인접지역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