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佛畵)를 주로 제작해 온 이해기씨가 석가탄신일을 맞아 오는 26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라메르에서 불화전을 갖는다. '금화(金畵)로 보는 부처님의 일생'을 주제로 30여점의 불화 작품을 선보인다. 이씨는 고려시대 유행하다가 조선후기 이후 맥이 끊어진 금니선묘화(金泥線描畵)라는 기법을 계승해 온 작가다. 금니선묘화는 순금에 민어고기부레풀을 써서 제작하는 불교 미술의 한 양식이다. 일본에서 수입한 감지(군청색 한지)에 대상을 세필로 그린 후 선을 금으로 메우는 작업이다. 작가는 대상을 전통 불화에서 모방하지 않고 스스로 창작해 낸다고 한다. 작가는 평등과 자비,인성의 깨달음이라는 부처의 가르침을 시간적으로는 '무상(無常)',공간적으로는 '연기(緣起)'의 개념과 연결시키고 있다. 그의 불화는 한 점 완성하는 데 3개월이 걸릴 정도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지금까지 30점의 불화를 제작했다는 이씨는 "시력이 나빠져 가능할지 모르지만 앞으로 불화 1백점을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동국대에서 불교회화를 전공한 작가는 1990년 봉은사 등 11개 사찰에서 불화 순회전을 가졌으나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1일까지.(02)730-5454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