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산지역 '고속철 효과'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특히 교통 측면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고속철도 개통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혀온 천안 아산지역의 인구는 다소 늘었으나 실제 고속철 이용객은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다. 천안은 고속철이 개통되면 서울에서 불과 34분밖에 걸리지 않아 서울 출퇴근 인구의 이전 등으로 '서울시 천안구'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 하루 이용객 4천명 =19일 철도청에 따르면 천안아산역 이용승객은 5월 들어 하루 평균 4천명으로 경부선 천안역의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이용객 2만2천여명의 20%에 불과하다. 이는 천안아산역이 기존 역사와 떨어져 있고 연계 교통체계가 미흡한 것이 주요인으로 지적된다. 더구나 아침 출근시간대 서울행 고속열차는 오전 7시7분과 7시31분에 출발하는 두편에 불과하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최현욱씨는 "7시7분 열차를 타고 7시41분에 서울역에 도착한 뒤 뛰어야만 8시까지 직장에 도착한다"며 "대부분의 회사가 8시 정도에 출근하기 때문에 출발시간이 너무 늦다"고 말했다. 정기권 이용도 문제가 많다. 지난달 말 현재 천안아산역의 정기권 판매량은 1백53장에 불과하다. 정기권을 이용하는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경우 60% 할인된 26만4천원으로 한 달간 이용할 수 있지만 매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60장 모두가 필요하지 않다. 정기권 구입이 낭비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정기권 할인운임제를 폐지하고 차라리 학생이나 노인들 복지차원에서 이용 때마다 50%를 할인해 주거나 아니면 15일 정기권을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 연계 교통 체계 시급 =교통개발연구원에 따르면 1백km 이하 거리에서는 일반철도와 고속버스가 고속철도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구 분포(대도시의 위치와 규모)와 고속철도 역사가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천안은 서울에서 1백km 미만이지만 역사가 기존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다. 인구분포도 직접영향권 60만명, 간접영향권 90만명 수준으로 간접영향권 규모가 더 크다. 따라서 주변도시와의 접근 교통체계가 중요한 지역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 천안아산역은 접근 교통체계가 부실하고 천안시와 아산시의 택시업자간 이해관계 대립으로 이용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천안시 이용자들은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고속버스 이용객은 서울∼대구(19%), 서울∼부산(21%) 등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었으나 단거리 구간인 천안은 오히려 13% 증가했다. 일주일에 2∼3번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동철씨는 "고속철도역이 천안도심에서 떨어져 있고 버스 노선도 잘 알지 못한다"며 "서울에 가는 시간보다 고속철도역에 접근하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원∼천안간 복복선전철화가 올해 말 완공되면 천안지역 이용자들은 기존 천안역을 이용해도 수도권 진입이 가능해 고속철도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