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 취임후 세계 각국에서 반미 감정이 높아진 건 부인할 수 없다.기자가 생각해온 반미감정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와 독선이었다.유엔의 지지를 받지 않고 이라크 침공을 계획했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뒤늦게 주변국들의 도움을 요청한 것도 부시 행정부의'나홀로주의'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얼마전 뉴욕 외신기자센터에서 만난 라인하르트 DDB 월드와이드 커뮤니케이션스 회장은 다른 분석을 내놨다.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화의 혜택을 못받는 개도국 국민들의 반감,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미국 문화에 대한 이질감,교만하고 시끄러운 사람으로 투영된 미국민들의 부정적 이미지가 반미감정을 낳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었다. 라인하르트 회장은 반미감정을 자극하는 세 가지 요인들은 직간접적으로 국제 비즈니스와 관련돼있다고 강조했다.국제화나 문화를 파급하는 주체가 국제 비즈니스 기업인데다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미국민들의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관광객과 비즈니스 맨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인식아래 라인하르트 회장이 새로 만든게 '외교적 행동을 위한 비즈니스'다. 반미감정이 직간접적으로 비즈니스 활동의 결과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주체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라인하르트 회장이 사례로 든 반미감정의 폐해는 심각하다.독일 함부르크 식당에선 코카콜라와 말보로 담배를 팔지않고 아멕스 카드를 받지않는다.태평양지역 국가에선 네명중 한명꼴로 미국 브랜드를 외면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 기반을 둔 한 웹사이트에는 3만6천명이 '미국 브랜드를 보이콧하자'는 운동에 서명했다. '외교적 행동을 위한 비즈니스'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는 반미감정의 피해를 미국기업들이 어떤 노력으로 얼마나 줄여갈지 주목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