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어갈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 두 사람은 민주화 세력 출신이라는 '기본 바탕'은 같지만 이념과 정치역정,스타일 등 여러가지 면에서 뚜렷하게 대별된다. 향후 '쉽지 않은 여야 협상'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념성향과 관련,두 사람 모두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농도'가 다르다. 천 원내대표는 '첫째도,둘째도,셋째도 개혁'이라고 외칠 만큼 진보적 성향을 띠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취임일성으로 '안정적 개혁'을 외쳤다. 보수의 틀 내에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치 이력면에서도 많은 차이가 난다. 3선의 천 원내대표는 '원칙주의자'란 평이다.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때 현역 가운데 가장 먼저 노무현 후보 지지선언을 하는 결단력도 보였지만,일각에선 포용력 부족을 지적한다. 반면 5선의 김 원내대표는 결정적 순간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오랫동안 김영삼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3김시대'식 타협과 협상에 익숙해 있다는 소리도 듣는다. 이런 정치 역정으로 봤을 때 13년 선배인 김 원내대표가 협상테이블에서는 정치력을 발휘할 여지가 많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