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뱅크 '한마음금융'이 첫 선을 보인 20일, 서울 지하철3호선 양재역 인근에 위치한 본점 창구에는 1백명 가량의 신용불량자들이 찾아 '갱생' 상담을 받았다. 한마음금융 관계자는 "아직까지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오픈 첫날이라 언론 등에 노출될 것을 꺼려 생각보다 신용불량자들의 발길이 뜸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 첫날 약 1천8백여건의 지원승인 이뤄져 서비스 첫 날 인터넷을 통해 1천4백건, 전국 20개 일선 영업소에서 4백64건의 지원승인이 이뤄졌다. "배드뱅크의 지원대상이 아닌 신용불량자의 경우 인터넷 신청이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이 설계돼 있기 때문에 신청자 대부분이 승인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마음금융측은 승인자 가운데 20%정도가 선납금(대출원금의 3%)을 내 배드뱅크의 지원을 받게 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일선 점포가 비교적 조용한 모습을 보인 것은 상담희망자가 창구에 한꺼번에 몰릴 것을 우려한 회사측이 사전예약을 통해 오는 24일 이후로 상담일정을 잡았기 때문이다. 한마음금융 관리부 반완호 이사는 "콜센터에서 지난 17일부터 상담예약을 받았는데 20일까지 약 3만통의 전화가 걸려왔다"며 "인터넷 신청자와 합쳐 6천1백19건의 예약을 받아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발길 돌린 신용불량자도 많아 이날 일선 창구에는 자신이 배드뱅크 지원 대상인지를 확인하지 못한 채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린 신용불량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오전 11시쯤 본점을 찾은 30대 부부의 경우 1천만원 정도의 빚이 있는 부인은 지원 대상자로 확인돼 안도의 숨을 쉰 반면 시중은행에 수천만원대의 가압류된 채무가 있는 남편의 경우 해당은행이 배드뱅크를 통한 지원을 거부해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또 일선 영업소에서 자신이 지원 대상자가 아님을 확인한 60대 노인이 안내 직원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마음금융 관계자는 "자신의 채무현황을 정확히 알고 온 사람들도 상담에 30∼40분이 걸렸다"며 "지원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현장을 방문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