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은 '부부의 날'] 우리나라 부부 어떻게 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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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11쌍중 1쌍꼴로 이혼.'
'전체 3분의 1이 맞벌이 부부.'
'7쌍중 1쌍은 주말부부.'
급격한 산업화의 여파는 한국 사회의 가치관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전통적인 가족관계의 핵심인 부부도 예외는 아니다.
결혼은 줄어들고 이혼은 느는가 하면 결혼 후 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가족중심 가치관 대신 서구적ㆍ개인주의적 가치관이 빠르게 자리잡은 결과다.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개발원이 최근 펴낸 '전국가족조사 및 한국가족보고서(2003년 기준)' 등을 기초로 우리 사회 부부의 자화상을 그려본다.
◆ 결혼은 줄고, 이혼은 늘고 =최근 법원행정처는 2004년 1월말 현재 호적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전체 혼인건수는 2천8백15만6천4백5건, 이혼건수는 2백62만3천6백59건으로 이혼율은 9.3%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부부 11쌍 중 1쌍 꼴로 이혼한 셈이다.
통계청의 2003년 인구동태 조사도 비슷한 추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혼인건수는 지난 95년 39만8천4백84건에서 꾸준히 감소해 2002년 30만6천5백73건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이혼건수는 95년 6만8천2백79건에서 2002년 14만5천3백24건으로 급증했다.
결혼하지 않거나 결혼 후 쉽게 이혼하는 경향은 젊은세대와 교육수준이 높은 층에서 많이 나타났다.
◆ 맞벌이ㆍ딩크족(DINK)도 늘어 =맞벌이 부부 비율은 전체 가구의 3분의 1 가량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개발원의 2003년 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총 2천7백43가구의 35.8%(9백82가구)가 맞벌이 가구였다.
이는 '2000년 인구총조사(통계청)' 결과 전체 1천73만9천가구의 33.3%인 3백57만4천가구가 맞벌이 가구로 나타났던 것보다 조금 늘어난 수치다.
결혼 후 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 가구도 늘어나고 있다.
여성개발원의 한국가족보고서(2003년)에 따르면 전체 3천5백가구 가운데 '부부+자녀' 가구가 51.2%로 가장 많았지만 '자녀가 없는 부부 가구'도 15.0%에 달했다.
보고서는 "결혼 후 자녀를 갖지 않고 맞벌이를 통해 경제적 여유를 즐기려는 이른바 '딩크족'(Double Income,No Kids)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개방적인 성 풍속도 =현대 부부는 성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부부 13쌍 중 1쌍이 '배우자 외 다른 사람과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여성개발원이 총 2천6백76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천9백49쌍(72.8%)의 부부는 혼외 성관계에 부정적이었으나 부부가 모두 '가능하다'고 응답한 경우도 1백91쌍(7.1%)이나 됐다.
'배우자 외에 애인이 필요하다'는 부부도 3백23쌍(12.1%)에 달했다.
◆ 기타 통계로 본 부부관계 =여성개발원이 부부 2천7백11쌍을 분석한 결과 결혼기간은 10∼19년이 33.2%로 가장 높았으며 △10년미만 26.5% △20∼29년 20.2% △30년이상 19.0% △무응답 1.1%로 조사됐다.
또 총 2천6백76쌍 5천3백52명을 대상으로 '평소 부부싸움을 얼마나 자주 하느냐'를 조사한 결과 '가끔 한다'는 응답이 56.1%로 가장 많았으며, '자주 한다'는 3.9%였다.
반면 '거의 안한다'는 40.0%로 나타났다.
부부싸움의 이유는 자녀문제(23.4%)와 경제적 문제(22.0%), 성격차이(17.3%) 등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부부 2천6백76쌍 가운데 3백56쌍(14.7%)이 별거중이거나 직장문제, 자녀학업 문제 등으로 서로 떨어져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