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배구조 인정하자" ‥ 말誌, 6월호 기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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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기업들이 사회공헌 등의 방법으로 잉여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적극적인 고용 창출에 기여하도록 하는 대신 정부가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를 인정해 주자는 제안이 진보진영에서 나와 주목된다.
진보 성향의 잡지 '월간 말'은 20일 발간된 6월호 '대안없는 한국경제…삼성만 잡으면 된다'라는 기사에서 "고용없는 성장시대를 맞아 기업이 고용을 늘릴 수 없다면 기업이 그만큼 사회적 비용을 내놓는 것이 기업과 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말지는 "이건희 회장 일가가 삼성전자를 세계 최우량 기업으로 만들 수 있다면 기꺼이 그들에게 삼성전자를 맡기는게 옳다"면서 "지배권을 얼마든지 인정해 주고 삼성전자에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떠안기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말지는 특히 삼성전자를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려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변칙상속혐의, 공정거래위원회의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 추진 등 많은 약점을 안고 있는 이 회장을 움직여야 한다며 "정부가 이제 이들을 풀어주고 양보와 화합을 끌어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말지는 특히 외국계 투기 자본의 침탈에 맞서기 위해 '황금주' 제도를 도입하거나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을 전면 해제하고 삼성생명의 상장을 인가하는 등 정책적으로 이 회장 일가의 우호지분을 늘려주는 방법도 있다고 지적했다.
말지는 "지금 정부가 목을 맬 것은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이익의 사회환원"이라면서 삼성전자가 경영권 안정의 바탕 아래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경우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맞설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말지는 제조업 취업자 비중이 1989년 27.8%에서 지난해 19.0%로 줄어든 반면 제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98년 32% 안팎에서 2000∼2002년 36% 이상으로 급증하는 등 고용없는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매출액이 93년 8조원 수준에서 지난해 43조5천8백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지만 직원수는 4만7천5백명에서 5만5천5백30명으로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