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이후 하락장에서 미수거래(외상거래)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현물주식(대용주식)을 보유할 경우 현금의 최대 10배까지 미수주문(외상주문)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각 증권사 지점마다 담보부족 및 깡통계좌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가 연중 최고치(936)에 달했던 지난달 23일 개인투자자들의 미수금(외상 매입금)은 6천7백34억원이었으나 5월4일(867) 9천6백13억원으로 급증했다. 개인들이 8일 동안(거래일 기준) 3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외상으로 매입한 것이다. 송봉현 동원증권 양재지점장은 "개인들이 주가가 20일 이동평균선,60일 이동평균선을 잇달아 하향 돌파하자 단기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대거 외상 매입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배한규 LG투자증권 방배동지점장은 "'급락 후엔 반드시 반등이 나온다'는 과거 경험과 패턴을 믿고 미수거래에 나선 개인들이 추가 급락에 큰 손실을 보고말았다"고 전했다. 현재 위탁증거금률은 40%여서 개인들은 보유 현금의 2.5배까지 미수주문을 낼 수 있다. 현물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엔 현금의 10배까지 주문이 가능하다. 최종욱 LG투자증권 화곡역지점장은 "미수거래를 활발하게 했던 고객들은 매입 후 10%만 떨어져도 현금을 모두 잃게 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미수금을 제때 갚지 못하거나 담보부족분만큼 현금을 채워넣지 않으면 증권사들은 강제로 주식을 처분(반대매매)하게 된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7일 39.48포인트 급락한 것도 미수거래에서 손실을 본 개인들의 정리매물(반대매매)이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송 지점장은 "현물 우량주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이 이번 하락장에선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었다"면서 "개인들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과 단기매매를 자제하고 우량주에 대한 장기투자 마인드를 가져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