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1일 첫 공식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신 의장이 신임인사차 한나라당사를 방문해 이뤄졌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신 의장이 박 대표를 공격한 적이 있어 다소 어색한 만남이 될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회동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신 의장은 "천막당사에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고 운을 뗀 뒤 "박 대표와 나는 동갑내기"라며 공통점을 강조했다. 그는 "나의 선친과 박 대표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대구사범학교 동기동창"이라며 "광복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군문에 들었고,내 아버님은 경찰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통령이 강원도 춘천에서 사단장을 할 때 아버님도 거기서 근무했다.두분이 친구 사이로 얘기도 많이 나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또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할 때 아버님이 청첩인이어서 청첩장에도 이름이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경청한 후 "국민이 짜증나지 않고 신뢰의 눈으로 여야를 바라볼 수 있고,희망을 줄 수 있는 17대 국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합쳐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그러나 신 의장이 "지역주의 극복이 중요한데,그러려면 선거구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하자,박 대표는 "제도에 앞서서 지도자들이 마음에서부터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