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21일 방만한 경영을 지적받아온 한국방송(KBS)에 대해 지역방송국 통폐합,경영감독 강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부터 KBS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리고 KBS측에 이의 시정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국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감사 결과를 이날 국회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번에 KBS의 25개 지역방송국 가운데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강릉 등 16개 방송국의 통폐합을 권고했다. 이들 방송국은 자체 프로그램 제작비율이 평균 1.1%에 지나지 않는 등 실적이 부진한 데도 매년 운영비와 인건비가 증가해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 감사원은 또 2TV 광고가 전체 수입의 54%로 수신료 수입(39%)을 앞지르고 있어 상업방송과 차별이 없어졌다고 보고,광고비중은 줄이고 손실분은 수신료 인상으로 메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KBS의 자체 감사 상당부분이 사장의 결재를 받아 처리되거나 사장의 의견에 따라 처분 내용이 변경되는 등 문제가 있다며 자체감사의 독립성 확보를 촉구했다. 감사 결과 KBS의 지난해말 현재 임직원수는 5천1백27명으로 전체적으로는 98년말에 비해 3.7% 줄었다. 그러나 국장·부장급 전문직의 경우 정원 53명보다 73명이 많은 1백26명에 이르고 있고,이들에게는 1인당 연평균 1억3백만원이 지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밖에 KBS가 지난 2002년 특수상황에서만 쓸 수 있는 예비비 1백9억원을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99년 이후 세차례에 걸쳐 81억원을 근거없이 특별격려금 명목으로 사용한 사실도 밝혀냈다. 김형배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