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사진작가인 독일의 토마스 루프(46) 개인전이 국내 처음으로 열린다. 천안에 있는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오는 28일 개막하는 토마스 루프전에는 '누드''추상''별' 시리즈 등 그의 대표작 70여점이 선보인다. 토마스 루프는 안드레아 거스키,토마스 스트루스와 함께 독일 사진미술을 이끄는 '삼두마차' 중 한 명이다. 연배나 작품가격 면에서 거스키나 스트루스에 비해 떨어지지만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사진작가다. 1980년대 중반 '초상사진' 시리즈로 국제무대에 등장한 루프는 지금까지 16개 시리즈의 다양한 작품을 발표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이 중 대표적인 시리즈를 포함한 9개 시리즈가 출품된다. 루프는 "사진은 현실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일 뿐 완벽한 사진은 없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우리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해석이 아닌 '이미지의 이미지',즉 조작된 2차적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실세계를 반영하는 기록사진보다는 아이디어에 입각한 다양한 실험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대표작 중 하나인 '별(Sterne)'은 유럽 남부관측소가 남반구의 밤하늘을 포착한 천체 사진을 응용한 작품이다. 밤하늘에 수많은 하얀 점이 흩뿌려져 있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사진이 과거의 한 순간만을 포착한다는 고정관념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렸다. 2001년부터 선보인 '추상(Substrate)' 시리즈는 일본 만화를 채용한 그림을 여러 겹 중첩·합성한 사진이다. 인터넷상의 사진 홍수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어떤 의미도 찾아볼 수 없는 현란한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무한한 상상력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누드(Nudes)' 시리즈는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아 디지털 방식으로 수정한 포르노 사진이다. 루프는 포르노사진 화면을 희미하게 처리해 마치 회화 같은 표면을 연출,관객의 눈길을 누드 모델보다는 구도나 조형미로 유도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오는 28일 이화여대 조형예술관에서 '나의 전시작품들'을 주제로 한 토마스 루프의 특별강연이 열린다. 전시는 8월22일까지.(041)551-5100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