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유가 행진이 두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에너지 절약형 알뜰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할인점보다는 가까운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으며 연료효율을 높여주는 엔진 첨가제, 절전형램프, 절수샤워기, 자전거 등이 유통가의 인기 품목으로 떠 올랐다. 유통업체들은 구매상품을 버스정류장까지 운반해 주거나 자전거 이용 고객에게 선물을 주는 등 고유가 시대에 걸맞은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 슈퍼마켓이 뜬다 국내 최대 슈퍼마켓 체인망을 갖고 있는 LG유통의 경우 최근 가정배달이 크게 늘고 있다. LG인터넷수퍼마켓(www.lgesuper.com)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이용 고객과 판매액이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1.5%, 24.8%씩 늘었다. 신규가입 인터넷 고객도 4월의 1천3백명에서 이달 들어 지난 20일 현재 1천6백명으로 증가했다. LG유통 관계자는 "매장에 나와 쇼핑한 후 가정배달을 신청한 건수도 이달에 30%가량 증가했다"며 "고객들이 할인점을 찾기보다 자동차가 필요 없는 슈퍼마켓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롯데 등 다른 슈퍼마켓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 에너지 절약형 상품 인기 연료효율을 높여주는 첨가제 절전형 램프 자전거 등이 잘 팔리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자동차 연료효율을 높여주는 첨가제와 충전지, 즉석조리 식품이 인기를 얻어 최근 매출이 연초에 비해 20∼25% 증가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기를 절약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영향인지 '절전형' 3파장 램프 매출도 지난달보다 18%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매장도 인기다. 인터파크는 이달 첫째주 접이식 자전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10% 증가했다며 "기름값 인상 영향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밖에 옥션 등에서는 원하는 심야시간이나 외출 때 전기를 차단시켜 주는 절전타이머, PC 전원만 끄면 자동적으로 주변 기기의 전원이 모두 차단되는 오토멀티탭, 절수샤워기 등이 최근 히트상품 대열에 올랐다. ◆ 대중교통 이용객 잡아라 기름값이 비싸지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 백화점들은 이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빨간모자 서비스'를 대중교통 이용 고객에게 확대 적용했다. 그동안 빨간 모자를 쓴 서비스 직원은 고객이 원할 경우 구입 물건을 지하주차장까지 운반해 주었으나 대중교통 이용 고객을 위해 최근에는 인근 버스주차장이나 지하철역까지로 확대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천안점은 지난 22일부터 주말과 공휴일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 중 10만원 이상 구매한 4백명에게 선착순으로 교통비 3천원을 지원해 주고 있다. 롯데마트 잠실월드점은 자전거를 이용한 주말 고객들에게 보디샤워크림을 나눠주고 있다. 롯데마트측은 "지난 2월 시행 초기에는 자전거 이용 고객이 하루 10여명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50여명이 사은품을 받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자사카드 고객에게 주유비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장규호ㆍ손성태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