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 '순상품 교역조건지수'가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수출 물량은 큰 폭으로 늘어나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소득교역지수는 매년 1분기만 비교할 경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1ㆍ4분기 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2000년 100을 기준으로 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 1분기 중 86.8로 작년 4분기(89.7)보다 3.2% 떨어졌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눠 계산한 것으로 한 단위의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이 지수는 작년 1분기 87.0, 2분기 89.5, 3분기 90.4로 개선되는 추세였으나 4분기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 중 순상품교역조건이 나빠진 것은 수출단가지수가 89.7로 작년 4분기의 86.8에 비해 3.3% 올랐으나 수입단가지수는 96.8에서 103.3으로 6.7%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그러나 총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4.1을 기록, 매년 1분기만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소득교역지수는 통상적으로 수출물량이 집중되는 연말에 높게 나오고 1분기에는 큰 폭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올해는 1분기 수출물량이 전년동기 대비 32.2% 증가함에 따라 전분기 대비 하락률이 5.1%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1분기중 소득교역 조건지수는 직전 분기보다 12.3% 하락했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에 수출물량지수를 곱한 후 1백으로 나눠 계산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의 무역은 단위별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있으나 수출물량 확대로 이를 상쇄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