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마하트마(위대한 영혼)'로 추앙받는 간디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일곱가지 죄가 있다고 했다. 그 으뜸은 진실이 빠진 정치이고, 둘째 도덕이 빠진 상업, 셋째 노력이 빠진 부(富), 넷째 인간성이 빠진 교육, 다섯째 인간이 빠진 과학, 여섯째 양심이 없는 쾌락, 마지막으로 희생이 빠진 기도가 바로 그것이다. 1930년대 영국 식민치하 인도의 암울한 현실속에 설파한 '망국론'이 21세기 한국에 어쩌면 그리 잘 들어맞는지 모르겠다. 너도 나도 공허한 '개혁'을 이야기하는데 진짜 개혁은 일곱가지 죄를 극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울러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하면 한결 명확해진다. "위대한 인생계획을 방해하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어떤 일도 끝내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일도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26일)을 앞두고 거리마다 연등이 화사한 5월 마지막주다. 하지만 계절의 눈부심을 음미할 여유가 없을 만큼 바쁜 한 주가 기다리고 있다. 경제 챙기기에 본격 나선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을 청와대로 부른다. 대선자금 수사도 종결된 터라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치받히고 짓눌린 기업인들의 어깨를 펴줄 덕담을 기대해 본다. 다음주엔 노사정 대토론회(31일)도 잡혀 있다. 아울러 조만간 4∼5개 부처 개각도 예고돼 있다. 그동안 장관 교체가 그랬듯이 이번 개각도 '정치적 수요' 때문이지만 일하는 내각도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 주한미군 전환 배치와 관련, 안보불안 논란이 불거졌다. 이는 지금 경제가 위기냐 아니냐의 논란과 같은 맥락이다. 정치가 최상의 시나리오를 지향한다면 경제에선 늘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경제지표에서도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1ㆍ4분기 경제성적표를 보면 5.3% 성장보다 수출로만 끌어온 '반쪽 성장'이 더 눈에 크게 띈다. 따라서 2ㆍ4분기 첫달인 4월 산업활동동향(28일)이 주목된다. 최근 3대 쇼크(고유가, 중국 쇼크, 미국 금리쇼크)까지 겹쳐 더블딥(짧은 회복 후 재침체) 우려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청와대 국정과제회의(27일), 경제장관간담회(28일) 등을 통한 진지한 논의를 기대해본다.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