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혁신포럼] 한국기업의 혁신 현주소 (上) : 선진국-개도국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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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혁신에 대한 개념 정의부터 다르다.
선진국 기업들은 전사적인 공통 과제로 받아들이는 반면 중진국이나 후진국에선 혁신을 최고경영자(CEO)나 담당자의 일로 작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니터그룹이 미국 영국 등 북미ㆍ유럽 기업과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공업국 기업 CEO들의 혁신에 대한 인식을 컨설팅 과정 중에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개념의 범위, 문화, 조직 등에서 주목할 만한 차이점이 드러났다.
우선 북미ㆍ유럽 기업들은 혁신을 연구개발(R&D) 마케팅 생산 제휴 유통 등 전체의 관점에서 바라보지만 신흥공업국 기업들은 R&D 부문에 한정시키는 경향이 있다.
신흥공업국 기업들은 제품을 빨리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데만 집중해 제휴나 유통 등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앞선 기술과 제품을 무조건 좇아다니는 '재빠른 추격자' 전략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화적으로도 차이가 많다.
북미ㆍ유럽 기업들은 위험을 떠안고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일단 실행에 옮기는 '캔 두(can do)'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 문화가 강한 반면 위계질서가 분명한 신흥공업국 기업들은 누가 명령을 내렸는지 모르면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조직 구조도 다르다.
북미ㆍ유럽 기업들은 R&D 마케팅 유통 등 전부문에 혁신담당 조직이 존재한다.
각 부서에 설치된 위원회가 혁신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이와 달리 신흥공업국에선 한 사람이 혁신을 전담한다.
보통 R&D를 총괄하는 최고기술경영자(CTO)가 혁신을 책임진다.
한국의 경우는 신흥공업국 수준은 넘어섰지만 선진국과는 아직 차이를 보인다.
한경과 모니터그룹의 공동 조사 결과 국내 주요 기업 CEO들은 혁신을 '새로운 시스템 및 프로세스 개발(30%)'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ㆍ획기적 변화(28%)'나 '현재의 관행과 틀을 바꾸는 변화(11%)' 등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원홍 모니터그룹 한국지사 이사는 그러나 "상사의 허가없이 움직이지 않는 톱 다운(Top down)식의 경직된 기업문화는 신흥공업국 기업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디어를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게 만드는 경직된 기업문화가 문제"라며 "트럭운전사의 아이디어라도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북미 기업들의 유연한 문화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