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저격수, 수입차 시장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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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 이 손안에 있소이다.'
수입차 업계의 내노라하는 CEO(최고경영자)들간에 치열한 머리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한 때 반대편 경쟁사에 몸담으면서 괄목한 실적을 올린 '베테랑'들이자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상대방을 제압했던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들.
재규어와 랜드로버코리아의 세일즈를 책임지고 있는 손창규 대표는 기아차를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시키고 도요타 렉서스의 한국 돌풍을 일으킨 이력의 주인공.
지난 86년부터 99년까지 기아차 상품기획을 맡으면서 세피아의 북미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 한국도요타 영업부장으로 발탁돼 렉서스의 대성공을 이끌었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재규어 랜드로버로 지난해 스카우트돼 재규어 판매를 단순에 80% 끌어올리며 '마이더스의 손'임을 증명했다.
일본 자동차 가운데 렉서스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시장을 노크한 혼다코리아의 정우영 사장은 1976년 대림자동차공업에 입사,30년 가까이 수입차 업계와 인연을 맺어온 베테랑 CEO.
혼다의 기업 컬러처럼 근면 성실함이 최대 강점이다.
최근 선임된 폭스바겐의 공식 수입사인 장영준 고진모터임포트 대표 역시 포드의 딜러인 선인자동차 사장을 8년간 역임한 인물.
업계 최초로 TV 홈쇼핑에서 자동차를 파는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경쟁사의 견제대상 1호로 꼽힌다.
GM코리아의 김근탁 사장은 스위스에서 호텔경영학교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마케팅을 담당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
호텔리어답게 빼어난 스타일과 국제적인 감각이 트레이드 마크.
크라이슬러코리아의 마케팅 담당임원을 거쳐 GM코리아 대표를 맡아 미국차의 실지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푸조의 국내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를 책임지는 송승철 사장은 지난 86년 코오롱상사가 자동차 사업부를 만들면서 BMW 판매를 시작한 '수입차 1세대' 인물.
93년 사브 영업마케팅본부장 시절 판매부진에 시달리던 사브 9000 모델을 단일 모델로는 연간 판매순위 1위에 올려 놓은 실력을 발휘했다.
단신으로 판매기획서를 들고 직접 푸조 본사를 방문,국내 독점 판매권을 따낸 일화로도 유명하다.
지난 4월 새로 부임한 한성자동차의 류인하 사장은 1978년 코오롱그룹에 입사한 뒤 24년 동안 코오롱 BMW영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BMW를 수입차 업계의 지존(至尊)으로 키워낸 인물.
2002년 경쟁사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딜러인 한성자동차로 옮겨 벤츠의 새로운 역사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의 '빅뱅(Big Bang)'과 함께 업체간 물고 물리는 대접전이 벌어지면서 CEO들간 자존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