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에 '빅뱅(Big Bang.대폭발)'이 시작됐다.


최근 4년간 수입차 판매대수가 4.5배나 증가하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이면서 1.4분기 국산차 판매 부진을 틈타 전체 시장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3천cc급 이상 고급 시장점유율은 이미 10%를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게다가 수입차업계는 엔트리(Entry)급 준중형 모델까지로 시장을 확대,신규 고객을 흡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점유율 중위권에 포진한 업체들도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시장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총력전에 가세했다.



# 1주일에 한대꼴 신차 출시


올해 수입차 업체가 국내에 들여오는 신차는 모두 47개 모델.


지난해 43개까지 포함하면 2년 만에 90개의 신차가 쏟아져 들어오는 셈이다.


최대 성수기인 봄철을 맞아 4,5월에는 사흘에 한 번꼴로 신차발표회가 열리면서 행사를 유치하는 특급호텔들은 때 아닌 호황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달까지 업계 최다인 6개 모델을 들여온 BMW코리아는 5월에는 SUV 시장을 겨냥,올해 독일에서 처음 선보인 'X3'를 내놓아 시장을 독식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렉서스의 약진으로 최근 2년간 3위로 밀려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판세를 뒤집기 위한 정면 승부수를 띄웠다.


최근 하드톱 오픈카인 뉴SLK를 출시,포문을 연 데 이어 6월에는 대당 10억원을 호가하는 세계 최고의 명차 '마이바흐(Maybach)'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시장 평정에 나설 태세다.


# 중위권 업체 생존경쟁


당장 아우디가 오는 8월 국내 법인을 출범,BMW와 벤츠에 이어 독일 업체로는 세 번째로 직판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올 10월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판매체제를 갖춰 한국 수입차 시장의 판매경쟁에 뛰어들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차만큼이나 보수적인 기업 이미지를 유지해온 볼보코리아도 대대적인 광고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상위권 도약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엔트리 세단 뉴S40을 시판,젊은층으로 타깃을 확대한 볼보는 스피드 마니아층을 겨냥한 3백마력의 고성능 모델 'S60R'와 다용도 왜건형 차량인 'V70'으로 라인업을 보강했다.


럭셔리 SUV '투아렉'을 내놓으면서 세단 중심에서 SUV로 라인업을 확대한 폭스바겐은 5월 신임대표를 영입하는 등 전열을 정비한 뒤 판촉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 국산차와 정면 충돌 예고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상반기 그랜드 체로키 디젤 모델을 시판,고급 SUV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쌍용차의 렉스턴 최고급 모델인 RX320과 같은 4천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에 검증된 품질을 내걸면서 신규 고객 공략에 나선 것.


5월 초 '어코드' 시판 행사를 갖고 도요타 렉서스에 이어 일본 업체로는 두 번째로 한국 시장에 공식 상륙한 혼다코리아는 한국 고급 세단 시장을 겨냥,3천만원대의 가격을 제시했다.


현대 그랜저XG,기아 오피러스 등과 실질적인 경쟁축을 형성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


혼다는 30대 고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5월에만 3백대 이상을 판매,돌풍을 일으킨 뒤 10월 중 미니 SUV인 'CR-V'를 들여와 현대 투싼과도 불꽃 튀는 한 판 승부를 벌일 태세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회사별로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신차를 선보이면서 사활을 건 기선 잡기에 나섰다"며 "올해 수입차 판매는 5년 만에 판매 대수 기준으로 5배 이상 급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