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디우스는 실물과 사진이 1백% 다른 차다. 사진으로는 MPV(다목적 차량)답게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겠다는 욕심이 지나쳐 마치 덩치 큰 기형아를 보는 듯하다. 하지만 직접 차를 보는 순간 전체적인 차체의 구성비가 제대로 균형을 잡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진으로는 다소 돌출적이라고 보여지는 후면부의 버티컬 라인도 육중한 차체와 의외로 잘 어울리며 역동적인 느낌을 더해준다. 체어맨,렉스턴에 이어 쌍용차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일체형 헤드램프와 육중한 라디에이터그릴은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는 날렵한 요트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이는 로디우스를 단순히 많은 사람이 탈 수 있는 승합 개념의 미니밴만으로는 만들지 않겠다는 제작 의도와 맞물려 있다. 승용차 수준의 승차감과 주행성,SUV(스포츠 레저복합 차량)의 편의성과 활용성을 더해 격조 높은 MPV를 염두에 둔 모델이라는 것이다. 로디우스의 앞바퀴와 뒷바퀴 간 거리를 국내 최장인 3m로 설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내공간을 최대한 넓혀 4열(11인승) 시트를 채택했다. 2열과 3열 시트는 풀플랫(full-flat)이 가능해 '침대'로 사용해도 편안할 정도. 2열 시트는 1백80도 회전이 가능해 3열 시트를 접을 경우 회의 탁자로도 사용할 수 있다. 드디어 출발. 엑셀러레이터를 밟자 1백65마력의 파워가 충분히 느껴질 정도로 가속감이 뛰어났다. 벤츠의 T-트로닉 수동 겸용 5단 자동변속기는 인공지능제어(TCU) 기술이 적용돼 언덕길에서도 부드러운 변속과 함께 속도감이 떨어지지 않았다. 배기량 2천6백96cc 직렬 5기통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중저속에서도 소음과 진동이 가솔린 엔진 못지 않았다. 흡음재와 차음재를 사용,실내로 엔진음이 유입되는 것을 상당부분 차단했기 때문이다. 연비도 가솔린 엔진보다 20∼30%가량 높았다. 로디우스의 특징 중 하나는 대부분 국내 자동차에 채택되고 있는 일체형 클러스터가 아닌 센터 클러스터를 채택한 점. 계기판 표시창과 경고등이 배열된 클러스터를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시켜 주행 중 운전자의 시선 이동이 필요없다. 계기판 표시창이 운전대에 의해 가려지는 것을 막아 운전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높은 차체에서 나오는 확 트인 시야와 승용차 같은 안락함,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된 ABS 시스템과 후방 장애물감지 시스템,후방 카메라 등 안전장치도 편안한 운전을 도와주었다. 시트백테이블,다용도꽂이,루프송풍구,듀얼 에어컨 등의 편의장치도 설계 과정에서 레저활동과 여성 승객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