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디지털 인쇄가 '골리앗' 오프셋 인쇄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해 7백억장에 달하는 전세계 인쇄시장의 3%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디지털 인쇄는 매년 20~3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오프셋 인쇄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국제인쇄박람회 '드루파(Drupa) 2004'는 디지털 인쇄 시대의 개막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전통적인 인쇄방식인 오프셋 인쇄는 인쇄할 자료를 필름으로 만들고 이를 다시 인쇄판 형태로 제작,인쇄기에 걸어놓고 찍어낸다. 반면 디지털 인쇄는 인쇄하려는 내용을 컴퓨터 화면에서 편집,클릭하기만 하면 필름과 인쇄판을 만드는 중간 작업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일반 프린터처럼 인쇄된 종이를 쏟아낸다. 이번 드루파에선 오프셋 인쇄의 최강자인 인쇄기기업체 하이델베르크와 디지털 인쇄의 선두주자인 제록스가 '인쇄의 디지털화'를 두고 맞붙었다. 하이델베르크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대형 오프셋 인쇄기의 주요 공정을 보완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 '프리넥트(Prinect)'를 선보였다. 프리넥트는 '인쇄 내용 편집→필름 제작→인쇄판 제작→인쇄→종이 절단→제본' 등으로 이어지는 오프셋 인쇄의 각 과정에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하는 아날로그 인쇄방식의 디지털 보완기술이다. 이에 맞서 제록스는 풀컬러 디지털 인쇄가 가능한 '아이젠3(iGEN3)'를 내놨다. 현존하는 컬러 디지털 인쇄기 중 최고의 품질로 평가받고 있는 아이젠3는 오프셋 인쇄기에 버금가는 화질과 속도를 구현했다. 미국 제록스의 아시아·태평양지역 파트너업체인 후지제록스의 아비 압얀커 부사장은 "아이젠3는 획일적인 대량 오프셋 인쇄가 다룰 수 없는 맞춤인쇄(POD·Print On Demand)를 위한 최적의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인쇄의 품질이 오프셋 인쇄의 70∼80%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미국과 유럽에 비해 디지털 인쇄·출판이 더딘 아시아지역 공략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