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이 더 떨어지면 알려달라는 실수요자들의 부탁전화도 없어 불안하기만 합니다." 오는 28일부터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되는 서울 용산구와 경기도 과천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당장의 집값 하락보다 매수세가 실종된 상황을 더욱 우려했다. 지난주 주택거래신고 지역 후보에 오르면서 이들 지역 아파트값은 이미 2천만원 이상 떨어진 상태다. 더욱이 '더 떨어지면 사겠다'는 예비매수세마저 사라져 당분간 거래공백이 이어질 전망이다. 과천시 주공3단지 내 동방공인중개사무소 권세완 사장은 "예전에는 정부의 대책발표일 당일부터 '얼마에 나오면 연락을 달라'는 부탁이 제법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전화도 한 건 없다"고 말했다. ◆용산,하락 조짐 강해 기존 아파트,아파트 분양권,재개발 지분 등 올들어 꾸준히 강세를 보이던 용산지역 '빅3'의 하락 조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매가 가능해 틈새 투자처로 각광받으며 연초대비 10% 이상 가격이 오른 재개발시장에서도 매수 문의가 끊겼다. 가격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평당 1천7백만~2천만원선까지 치솟았던 한남동 보광동 일대 대지지분 10평대 조합원 지분값은 지난주부터 매수세가 끊기며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보광동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지금 나오는 급매물은 차익실현 매물이 대부분"이라며 "시장이 가라앉고 있어 재개발지역 내 매물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추가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분양권 프리미엄의 하락폭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최근까지 3억8천만원을 호가하던 주상복합 시티파크 1단지의 웃돈은 최근 2억원대로 떨어졌다. 기존 아파트도 당장 취득·등록세가 5배 정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매수세 실종과 함께 추가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과천,대기매수 실종 그동안 과천지역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주공3단지와 11단지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주부터 이미 이들 단지의 가격이 5백만~2천만원 떨어지는 등 주택거래신고제 여파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주공3단지 13평형은 지난주 5백만~1천만원 정도 하락했다. 4억4천만원을 호가하던 17평형도 2천만원 내린 4억2천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천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추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고지역 지정으로 늘어나는 세부담은 △3단지 11평형 1천2백만~1천3백만원 △17평형 2천만원 등이다. 늘어나는 세금부담만큼 가격조정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방공인 권세완 사장은 "최근 3년간 정부의 대책이 수없이 발표됐지만 매수문의가 없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가격하락보다는 거래실종을 더 우려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