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이 민주노동당과 잇따라 접촉을 가졌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24일 오전 취임 인사차 민노당을 방문,권영길 대표와 환담했다. 이날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으나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지명 문제를 얘기할 때는 서로 언성이 높아졌다. 권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 전 지사의 총리 지명을 강행하려는 것은 '상생정치'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다. 권 대표는 "고건 총리가 제청권 행사를 거부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개각내용에 대해 총리와 실제적인 협의가 없었다는 의미"라며 "(총리를) 단순한 대통령 의사 전달자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신 의장은 "기회가 있으면 대통령께 권 대표의 말을 전달할 것이며 주요 현안에 대해 필요하면 대통령과 권 대표의 회동을 주선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상생의 정치는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야 하는 것인 만큼 민노당도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협조해 달라"고 맞받았다. 한편 권 대표는 "비정규직 차별철폐,노동시장 유연화 등의 의제에 대해 민노당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대해 신 의장은 "17대 국회에서는 여야를 아우르는 사안별 특위 설치나 공청회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이뤄진 민노당 천영세 의원단대표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간 만남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진보정당과 중도보수정당의 첫 대좌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지만 양당의 원내대표는 경제위기 원인 및 이라크 추가파병안 재검토 문제 등에 대해 시각차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양준영·최명진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