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서 '무명 탈출'의 계기를 잡았던 양영아가 최종일 17번홀에서 '슬로플레이'로 2벌타를 받아 트리플보기를 기록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양영아는 이 벌타로 인해 단독 5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공동 7위로 내려앉았다. 벌타가 없었다면 5만달러를 상금으로 받을 수 있었지만 2만9천여달러를 획득하는데 그쳐 결국 상금 2만달러(약 2천3백만원)를 날려버린 셈이다. 미LPGA투어에서 슬로플레이로 인한 벌타가 한국선수들에게 '통과 의례'처럼 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박세리는 데뷔 이듬해인 지난 99년 칙필A채리티대회 최종일 15번홀 그린에서 시간을 지체했다고 해서 2벌타를 받았다. 김미현에게도 그 해 뒤모리에클래식 2라운드 17번홀 그린에서 같은 이유로 2벌타가 부과됐다. 한희원은 2001년 하와이언오픈 2라운드 11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클럽선택으로 꾸물거리다 너무 시간을 끌었다는 이유로 2벌타를 받았다. '한국선수=슬로플레이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내대회에서 플레이 시간 지체에 대해 좀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