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IT(정보기술) 업계가 외국 기업들의 특허 공세와 과도한 로열티 요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외국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의 급성장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핵심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도시바는 한국 기업이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단말기 형태에 관계없이 대당 판매가격의 2%를 로열티로 지급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정통부 산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보내왔다.
도시바의 요구로 SK텔레콤이 자회사인 TU미디어를 통해 추진 중인 위성DMB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모토로라와 루슨트테크놀로지,네덜란드의 필립스 등도 유럽에 GSM(유럽식 통화) 단말기를 수출하고 있는 국내 업체에 대해 그동안 GSM 특허기술을 쓴 대가로 각각 수백만달러를 내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 등은 이미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어 영향받지 않지만 유럽에 GSM 단말기를 수출해 온 팬택 맥슨텔레콤 등 휴대폰 업체의 로열티 부담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업체들은 GSM 방식 국산 휴대폰의 유럽내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초기 시장 쟁탈전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 최근 반도체 PDP LCD 등 첨단 부문에서 잇따라 특허 소송 제기와 과도한 로열티 지급 요구로 국내 기업들을 공격하고 있어 업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기술이 뛰어난 국내 업체들이 일부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과 미국 유럽 업체들이 협공에 나서고 있다"며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명수·장경영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