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오늘 청와대 회동은 어느때보다 심도있게 경제회생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여 기대를 갖게 한다. 정부는 이번 재계와의 모임을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무적인 토론의 장으로 규정하고,정부와 재계간 협력과 화합을 다지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점만 보더라도 그런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청와대 회동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정부와 재계가 당면한 경제위기에 대한 현실인식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본다. 경제현실에 대한 인식공유가 이뤄진다면 가장 시급한 투자활성화는 물론이고 다른 난제들의 해법도 자연스럽게 풀릴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의 여러 지표들만 보더라도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성장이냐,분배냐'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고 있을 겨를이 없다.무엇보다 성장잠재력의 확충이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허심탄회한 의견교환과 토론을 통해 경제회생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재계가 왜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지,정부의 기업정책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에 대한 이견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재계간의 신뢰가 전제되어야만 경제난 극복을 위한 합리적 해법이 도출되고 그 성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노 대통령은 재계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기업활동의 걸림돌 제거에 앞장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부와 재계가 이번 회동을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기업투자전략회의'로 삼으려 한다면 무엇보다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의 철폐를 위한 실천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경제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번에 모두 제거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내에서조차 논란을 빚고 있는 출자총액규제 등의 정책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정책일관성에 대한 재계의 의구심을 해소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재계도 투명경영에 진력하고 투자활성화를 다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막연히 투자의 걸림돌 제거만을 정부에 요구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미래를 대비한 투자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