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브라질, 개도국 협력모델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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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브라질이 선진국의 정치 경제적 압력에 대항하기 위해 새로운 협력관계 구축을 선언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24일 베이징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우리 두 나라가 개발도상국의 협력 모델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강조했다고 중국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두 정상은 △평등 협상·정치적 상호신뢰 △호혜주의·양국 교역 확대 △국제 협력 강화 △민간 교류 촉진·상호 이해 증진 등 4가지 원칙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정치면에서는 우이 중국 부총리와 호세 알렌카르 브라질 부통령을 대표로 하는 양자협상위원회를 출범시키고,경제면에서는 기업인위원회를 만들어 입체적인 핫라인을 구축키로 했다.
◆개발도상국의 협력 모델 구축=후 주석은 "같은 개발도상국으로서 양국 경제는 상호 보완성이 강하고 국제 문제에 있어서는 입장이 같거나 유사하다"며 "두 나라가 개발도상국 협력 모델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무부는 이에 대해 "양국 정상은 세계화가 개발도상국에 초래한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다자간 무역협상에서 개발도상국의 이해가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5차 각료회담을 결렬시키는 데 앞장섰던 양국이 앞으로도 미국과 유럽의 시장 개방 압력에 맞서기 위해 공동 노선을 걷겠다는 뜻이다.
이같은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후 주석은 룰라 대통령과 정상 회담에 들어가기 전 톈안먼 광장에서 성대한 환영 행사를 열고 탕자쉬안 국무위원장과 상무부·외교부 장관 등 고위 관료들을 대거 출석시켜 룰라 대통령을 성심껏 대접했다.
◆중국,경제를 내주고 정치를 얻다=룰라 대통령은 이번 방중길에 4백20명의 기업인을 대동해 15항에 이르는 경제 협력 약속을 받아냈다.
이중 하나가 페트롤레오 브라질레이와 중국석유화학의 합작사 설립이다.
브라질은 합작사 설립으로 올해 작년보다 3배나 늘어난 1천4백만배럴의 석유를 중국에 팔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양국 교역은 전년보다 78.7% 늘어난 79억달러가 됐으며 브라질이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
중국이 대신 얻은 것은 정치적 원군이다.
중국은 브라질 덕분에 무역 협상력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중 잣대를 가지고 인권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되며 대만 문제에 있어서 중국 입장을 지지하겠다"는 룰라 대통령의 약속을 받아냈다.
중국은 미국이 인권 문제를 해마다 거론하고 대만에 무기 수출을 계속하는 것이 항상 불만이기 때문에 미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브라질이 자기편이 돼준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