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저가신화 다시한번…" ‥ 프린터가격 30%이상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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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
"내 인생의 가장 큰 실수는 프린터 사업에 좀 더 일찍 뛰어들지 않은 것이다."
값싼 컴퓨터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함으로써 컴퓨터 시장을 뒤흔든 델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작년부터 단기능 프린터로 평생의 실수를 만회하기 시작한 델은 금명간 프린터 사업의 최강자 휴렛 팩커드(HP)에 도전하기 위해 야심찬 프린터 판매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델의 상징인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개인이나 기업 모두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는 다기능 잉크젯과 레이저 프린터를 출시,HP를 추격한다는 것이다.
델이 내놓을 제품은 개인용 포토 올인원 922모델이 1백29달러,기업용 레이저 1600n은 3백99달러로 알려졌다.
델은 기존 프린터보다 30% 이상 가격을 낮춰 프린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겠다고 벼르고 있다.
프린터 시장은 연간 1천60억달러로 잉크젯과 레이저 분야 모두 HP가 40%(판매량 기준)를 넘는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HP의 프린터 판매는 4천3백60만대,2백30억달러였다.
잉크젯에선 엡슨,레이저에선 삼성이 HP를 추격하고 있다.
델은 뒤늦게 지난해 단순 프린터로 시장에 뛰어들어 예상을 뛰어넘는 1백50만대,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자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HP는 편치 않은 모습이다.
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은 "델의 욕심은 허풍과 오만의 복합체"일 뿐이라고 비꼬았다.
피오리나 회장은 "기술 혁신을 하지 않는 회사는 성공할 수 없다"며 "델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른 회사의 제품을 유통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 다른 회사의 기술과 제품을 복합시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파는 유통혁신으로 비용을 절약하는 것만으로는 프린터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다.
피오리나 회장은 "HP 프린터의 잉크젯 기술은 20년 이상 공들인 반도체 및 나노테크놀로지 연구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델이 저가 컴퓨터의 신화를 프린터 사업에서도 기록할 수 있을지,HP가 아성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