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취미로 심신 재충전하는 증권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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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은 물론 매일 바뀌는 주가와 씨름하며 지내는 증권사 직원들도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색 취미로 부담감을 떨쳐내며 심신을 재충전하는 증권맨들이 적지 않아 화제다.
대우증권 투자전략팀 김정환 과장(36)은 기술적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차티스트'다.
그러나 휴일에는 명함이 바뀐다.
바로 '서예 평론가 김정환'이다.
그는 현재 서예 전문잡지인 월간 '까마'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주말이면 아주대에서 학생들에게 서예의 이론과 실기도 가르친다.
그래서 그는 '붓을 든 차티스트'로 불린다.
취미가 본업과 너무 다르지 않느냐고 묻자 김 과장은 오히려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서예만한 게 없다"고 '서예 예찬론'을 폈다.
그는 "새로 초서를 익히느라 새벽녘까지 붓을 잡는 일도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 증권사에 근무하는 선물옵션팀 심상범 과장(35)과 이영원 투자전략 팀장(39)도 색다른 취미를 가꾸고 있다.
심 과장은 자동차 튜닝(차량 성능개조)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인 '차 마니아'다.
승용차 구입비용 만큼을 튜닝하는 데 쏟아부었을 정도다.
심 과장은 "예전에는 새벽 출근,밤 퇴근이라는 다람쥐 쳇바퀴같은 일상에 지쳐 있었지만 튜닝에 맛을 들이고 난 뒤에는 교통 혼잡을 피해 드라이브를 하는 재미가 생겨 증권사 일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요즘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읽는 데 열중하고 있다.
본래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증권사 일이라는 게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내일을 전략이란 이름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인데 역사와 종교를 통해 중요한 힌트를 얻곤 한다"고 미소지었다.
이색적인 취미를 통해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은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은 않다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