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출내기 사원들이 국내외 건설공사를 속속 따내는 등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엔지니어링업체인 도원디테크(대표 윤해균)의 여사원인 김은미씨(26)는 최근 제법 규모있는 공사를 수주했다. 건축학과를 나와 2002년 입사한 그는 2년만에 66억원짜리 공사를 한번에 따냈다. 김씨가 수주한 것은 대전에 있는 공공기관용 빌딩의 신축 및 부대공사다. 그가 이런 대규모 공사를 수주한 건 남달리 영업경력이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참신한 순발력 하나로 성과를 얻어냈다. 다른 회사에서는 경력 있는 남자 사원들이 회사 지명원(소개서)을 들고 접대 전선에서 뛰고 있을 때 김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 조달청의 입찰시장인 나라장터(www.g2b.go.kr)에 들어가 자사 기술로 수주할 수 있는 공사를 찾아낸 것이다. 이후 자사 소개자료와 각종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등 끈질기게 노력한 끝에 이 공사를 따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5일에도 9억원짜리 공사를 혼자서 따냈다. 신출내기 사원이 짧은 기간 안에 선배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김은미 사원은 지난 1년간 4차례에 걸쳐 총 81억6천만원어치를 수주해 월급과는 별도로 특별보너스 1천만원도 받았다. 윤해균 도원디테크 대표는 "최근 들어 인터넷입찰이 활발해지면서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저녁 접대로 공사를 따오기보다 사이버시장을 통한 수주가 유리해져 신입사원들도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터넷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중소기업계에서 신출내기 사원이 경력사원보다 앞서가는 경우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화이스텍(대표 이금설)에 근무하는 박찬수 사원(27)도 입사한 지 11개월 만에 국제입찰에 응찰해 1억8천만원을 수주했다. 미국 정부의 감시시스템 공사를 따낸 것이다. 그는 국제조달 종합정보시스템(www.b2g.go.kr)을 검색해 이 같은 성과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박찬수 사원은 "현재 국제입찰시장이 약 2조달러에 이르고 있는데도 한국의 중소기업 중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5백여개사에 지나지 않아 신출내기 사원이라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네오시스트 청우네이처 등 중소 제조업체들도 올 들어 신입사원들이 인터넷 및 해외시장개척을 통해 많은 수주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주형근 한성대 디지털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기업조직이 갈수록 디지털화되면서 경력보다는 정보검색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사원들이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