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5250억 새 ABS 발행 ‥ '마스터 트러스트'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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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가 국내 최초로 '마스터 트러스트(Master Trust)' 방식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다.
이 ABS는 투자자의 손실 위험을 낮추고 발행사가 조기 상환 요구(트리거ㆍtrigger)를 받을 위험도 떨어뜨린 것이어서 최근 크게 위축된 국내 ABS 시장에서의 반응이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은 "LG카드가 28일 마스터 트러스트 방식을 적용, 5천2백50억원어치의 1년 만기 ABS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26일 발표했다.
마스터 트러스트 방식은 모든 ABS의 기초자산을 하나의 모(母)신탁에서 관리토록 계약을 체결해 ABS를 추가로 발행할 때도 새로 신탁계좌를 개설할 필요 없이 시리즈만 구분해 발행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카드사가 발행하는 ABS마다 각각의 신탁계좌에서 담보자산을 관리하는 '스탠드 얼론(Stand-alone)' 방식이 이용돼 왔다.
따라서 매번 은행과 신탁계약을 새로 체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카드사가 고객으로부터 회수한 카드대금 중 특수목적회사(SPC) 몫을 그때 그때 정확히 분리해 두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도 컸다.
마스터 트러스트 방식의 ABS는 이런 불편과 위험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마스터 트러스트 방식은 특히 LG카드 사태 때 문제가 됐던 '트리거' 유발 가능성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스탠드 얼론 방식은 해당 SPC에서 손실상태가 일정기간 이상 이어지면 곧바로 조기 상환 사유에 해당됐지만 마스터 트러스트 방식은 일부 시리즈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수익이 높은 시리즈의 잉여 회수액을 공유함으로써 조기 상환 사유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계 관계자는 "새 방식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금융 당국이 각각의 ABS들이 계약규정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체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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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 트리거 =자산 감소나 신용등급 하락 등 일정 조건이 성립되면 ABS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만기 이전에 중도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발동 요건에 따라 △밸런스 트리거(자산 규모 감소) △PPR 트리거(채권 회수율 하락) △일드 트리거(자산 수익성 하락) △레이팅 트리거(신용등급 하락) 등이 있다.
LG카드 사태 때 외국계 금융사들이 이 트리거 조항을 내세워 ABS 중도 상환을 요구,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를 더 악화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