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신고제 여파로 경매시장에서도 일반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실제 거주를 위한 대형 빌라트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법원경매에서 고급 빌라트가 입찰경쟁률 상위권을 싹쓸이 할 정도로 인기다. 특히 2회차 이상 유찰돼 가격이 시세보다 싸고 고급마감재를 사용한 강남권의 고급 빌라트에 투자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일반 아파트에 대한 경쟁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경매에서 경쟁률 1~3위를 모두 고급 빌라트가 차지했다. 일반 아파트는 33건 가운데 12건이 단독응찰일 정도로 경쟁률이 낮았다. 이날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서초구 방배동 덕산홈타운 57평형은 3회차 입찰에서 11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끝에 3억7천4백50만원에 낙찰됐다. 강남구 삼성동 광남벨라스 63평형 입찰에서도 10명이 경합을 벌였다. 이밖에 방배동 대우로얄빌라트 93평형과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90평형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직전 유찰가를 넘겨 낙찰됐다. 이처럼 높은 입찰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빌라트들은 대부분 주거환경이 뛰어난 강남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데다 2001년 이후에 지어진 새 집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평형도 최소 55평 이상의 고급형이다. 법무법인 산하의 강은형 실장은 "아파트는 각종 규제로 투자메리트가 떨어져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데 반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고급빌라트에 입찰자들이 몰리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주변 30평형 아파트가격으로 중대형 고급빌라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많이 참가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