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게임 '영웅문'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을 개척했던 태울엔터테인먼트의 조현태 사장(32)이 마침내 승부수를 던졌다.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사활을 걸기로 한 것. 조 사장은 "내달말께 중국 베이징에 게임개발 스튜디오를 설립,중국시장을 겨냥한 온라인게임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픽과 프로그램 운영 등의 개발인력을 현지인으로 충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스튜디오에서는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인 두 편의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게 된다. 그는 "중국의 유명한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무협게임을 기획하고 있다"며 "대규모 전투를 비롯 중국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게임요소를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게임은 중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94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하자마자 태울엔터테인먼트를 설립,온라인게임 개발에 뛰어든 조 사장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무협게임에만 매달려왔다. 태울이 선보인 영웅문 신영웅문 시아 키린 등은 하나같이 무협 온라인게임이다. 조 사장은 "서양 게임을 모방하지 않고 동양적 가치관을 온라인게임에 담고 싶었다"며 "동서양을 통틀어 통할 수 있는 장르가 바로 무협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내놓은 온라인게임 '시아'와 '키린'에 거는 기대도 크다. 평생 무료서비스를 선언한 시아는 게임아이템을 판매,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공개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현재 동시접속자수가 1만5천명 안팎으로 월 1억5천만원 안팎의 수익을 내고 있다. 조 사장은 "연말에는 시아의 국내 동시접속자수가 3만명,중국에서는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낙관했다. 밝고 가벼운 무협 온라인게임인 '키린'은 지난달말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루 게임 이용시간을 3시간으로 제한한다. 이 게임은 무협게임에 익숙지 않은 저연령층과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올해로 창업 10년째를 맞은 국내 1세대 온라인게임 개발자인 조 사장의 꿈은 원대하다. 그는 "10년뒤에는 태울이 전세계에 개발스튜디오를 둔 세계적 게임개발사로 발돋움해 있을 것"이라며 "전세계 게이머들이 온라인에서 만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철학이 담긴 게임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