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의 올해 '여왕상' 수상자인 장순애 설계사(47ㆍ종로지점 남영영업소)는 은행원에서 보험설계사로 변신, 판매왕에 세 차례나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상업은행(현 우리은행)에서 21년 동안 근무했던 그는 IMF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인 1998년 2월 명예퇴직하고 사흘 후 대생을 직접 찾아가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다.


주활동 무대는 은행원 시절부터 안면을 넓혔던 서울 남대문 시장.


영업시작 초기부터 그는 두각을 보였다.


입사한지 6개월만에 팀장에 발탁됐다.


회사 내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듬해인 99년엔 신인 여왕상을 수상했다.


그는 설계사로 변신한 후 6년 동안 일요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1시부터 아동복 상가에서 고객을 만나고 있다.


"남들이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간에 일하고 있는 고객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 생활사이클도 고객들에게 맞추는 것이지요."


이런 그를 가리켜 상인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이렇게 오전 6시까지 1백여명의 고객과 함께 호흡을 나눈 후 회사로 출근한다.


오전엔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오후엔 다시 고객을 찾아 남대문으로 나선다.


이번엔 수입상가 일대.


휙휙 스치듯 인사하는 그이지만 만나는 고객들은 한결같은 미소로 답한다.


장 설계사의 일과는 오후 6시가 돼서야 끝난다.


그리고 8시에 취침.


하루에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고 한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지난 2001년, 2002년 여왕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 해에도 신계약 2백건, 수입보험료 50억원, 연봉 4억7천만원의 실적을 기록, 이번에 세번째로 판매왕에 등극했다.


장 설계사의 장점은 은행원 생활에서 익힌 동물적인 재테크 감각.


특히 치밀한 숫자싸움에 정통하다.


또 은행과 보험 상품의 장단점을 비교ㆍ설명하는 그의 노하우는 여느 설계사와 차별화되기에 충분하다.


그는 상인들의 경우 준비된 퇴직금이 없는 점을 고려해 연금보험을 주로 권유하고 있다.


또 작년부터는 선진형 상품으로 일컬어지는 치명적질병(CI)보험도 적극 팔고 있다.


작년 9월부터 올해까지 매주 한건 이상의 CI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의 보험판매 동향에 대해 장 설계사는 "방카슈랑스와 홈쇼핑을 통한 보험판매가 확산되고 있지만 전혀 두려울게 없습니다. 오히려 보험 저변이 확대돼 영업에 도움이 될 겁니다"라고 말한다.


타고난 세일즈우먼인 셈이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설계사는 단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든 적도, 후회한 적도 많았지요.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이 고객의 미래를 설계해 주는 '가정행복의 전도사' 역할이라고 맘을 고쳐먹은 뒤로는 더 이상 실적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지 않습니다."


장 설계사는 요즘 재래시장 경기가 불황이라서 고객들에게 더욱 정성을 다하고 있다.


"남대문 시장의 상인 한사람 한사람 모두에게 행복한 미래를 설계해 주고 싶다"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