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리뷰] 외국계 기업에 대한 5가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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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취업 준비생들은 외국 기업을 선호한다.
그러나 외국계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 조직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외국계 기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 때문에 취업 후에 실망하고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
취업 준비생 뿐이 아니다.
일반인들도 외국계 기업에 대해 궁금해 하고 이들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들이 왜 돈을 많이 벌고 꾸준히 성장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불황 속에서도 외국계 기업들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막연히 갖고 있는 이들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 필요가 있다.
이는 이들의 경영철학과 특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외국계 회사는 개인주의가 심하다?
흔히 외국계 회사는 국내 회사보다 개인주의가 심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조직문화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막연히 외국 기업을 선호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국계 기업은 팀워크(Team Work)를 생명으로 여긴다.
회사 내 재교육에서 팀워크나 리더십 교육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이유다.
GE코리아의 조병렬 이사는 "GE의 경우 팀 내에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직원은 좋은 인사평가를 받지 못한다"며 "대부분 다른 외국계 기업들도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외국계 회사는 노조가 없다?
외국계 회사와 한국의 강성 노조를 쉽게 연관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외국계 회사의 노조가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얘기를 별로 접해보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분명히 외국계 회사도 노조가 있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한 국내 노동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단지 외국계 회사들의 노조가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는 것은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사측과 노측이 각종 정보와 목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외국계 최고경영자(CEO)들은 "경영상황을 숨김없이 노조측에 밝히고 회사가 잘 될 때는 함께 나누고 어려울 때는 노조의 협조를 구한다"고 입을 모은다.
⊙ 외국계 회사는 글로벌 스탠더드만 강조한다?
대부분 외국계 회사 직원들은 한국적인 문화ㆍ정서와는 담을 쌓고 살 것이라고 믿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외국 기업들은 국내 회사들보다 더욱 토착화(Localization)에 힘을 쏟는다.
위스키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는 한국 정통무예인 수벽치기를 복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가 하면 스토리지 업체인 한국EMC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 마케팅 활동의 핵심은 토착화라는 점을 외국 기업들은 잘 알고 있고 한국인 직원들의 애사심 형성에도 토착화 전략이 자주 쓰이고 있다.
⊙ 외국계 회사는 연봉이 높다?
외국계 회사가 임금을 많이 준다는 인식은 대부분 다국적 컨설팅 회사나 투자은행 등이 외국계 기업을 대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외국계 제조업체들은 사실 국내 대기업들과 임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
⊙ 외국계 회사는 국가 경제에 도움이 안된다?
외환위기 당시 형성된 다국적 핫머니(Hot Money)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한국에 뿌리를 박은 외국계 기업까지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타자'로 보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외국계 기업도 국내 기업과 똑같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산을 유발한다.
자신들의 발전된 기술을 국내에 이전하기도 하며 선진 경영기법을 전파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제조한 물건을 해외에 내다파는 '수출 역군'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들이 외국 기업 투자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