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선물서 한달새 1300억 날렸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5년째 선물매매를 하고 있는 개인투자자 A씨는 27일 오전에만 2천만원을 허공에 날렸다.
지난 25일 100.20에 끝났던 6월물 가격이 이날 103.75로 3.55포인트 급등 출발,보유중이던 선물매도 포지션을 손절매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이후 이틀 연속 반등하던 증시가 25일 조정을 받자 A씨는 증시의 추가조정을 예상하고 선물을 매도해 놓은 상태였다.
A씨는 지난 13일부터 17일간의 주가 급락기 동안의 손해를 합치면 이달에만 선물투자로 5천만원의 손실을 봤다고 푸념했다.
증시가 급변동을 지속하면서 선물시장에서 개인의 순실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급락과 급등을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개인은 계속 잘못된 지수 전망을 근거로 투기적으로 선물에 투자,손실폭을 키워온 것이다.
27일이 대표적인 날이다.
개인은 지난 25일 4천6백계약의 선물을 순매도했지만 이날 오전 주가가 급등 출발하자 추가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손절매성 선물매수를 해야했다.
이런 이유로 개인의 선물순매수 계약은 오전 한때 5천계약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날 개인의 손실은 지난 10일과 14일에 비하면 그나마 적은 편이다.
종합주가지수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지난달 26일 이후 9천계약의 선물을 순매수했던 개인은 지난 10일 지수가 5.73% 폭락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6천3백계약의 선물을 순매도했다.
기술적 반등에 베팅하며 그 이후 3일 동안 다시 6천3백계약의 선물을 샀던 개인은 14일 다시 증시가 급락하자 8천1백계약의 선물을 큰 손실을 보고 또 다시 팔아야 했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달 동안 개인이 선물시장에서 날린 돈은 지난 10일 5백억원,14일 7백억원,27일 1백억원 등 최소한 1천3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개인의 손절매성 선물매매는 베이시스를 급격하게 변동시키고 있다"며 "이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매를 야기해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개인들은 옵션시장에서도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시는 지난 18일 이후 반등기조를 타고 있지만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이 나는 풋옵션을 줄곧 매수했기 때문이다.
3년째 선물투자를 하고 있는 박모씨는 "최근 급등락장에서 데이트레이딩이나 시스템트레이딩 원칙을 고수하는 개인 선물 투자자는 그나마 손실이 덜 했지만 한번 취한 선물포지션을 2∼3일간 유지하는 투자성향의 개인은 큰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4월말 이후 개인의 손실이 쌓여가면서 6월물 선물과 옵션이 만기가 되는 내달 초순까지 개인의 선물·옵션 매수 자금이 모두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