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현대차 SK 한진 등 주요 대기업이 27일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중소 협력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청와대 간담회 후속조치를 쏟아냈다.


삼성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투자를 2002년의 두 배 수준인 19조3천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향후 3년간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정보통신 분야에 7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삼성은 투자 확대와 더불어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3백명 많은 7천명까지 늘리기로 하고 생산직까지 합쳐 모두 1만7천명을 뽑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채용 규모가 5천명이나 늘어나는 것이다.


LG도 올해 투자 목표를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9조8천억원으로 수정했다.


신규 채용도 대졸 신입사원을 포함,지난해 보다 10%늘어난 1만1천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전자계열사는 현재 1만4천명 규모인 연구개발(R&D) 인력을 2010년까지 3만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도 R&D 분야의 이공계 고급인력 1천명을 포함,지난해보다 12% 늘어난 6천5백명을 올해 신규 채용키로 했다.


또 올해 R&D 투자 2조4천8백억원을 포함,국내에 모두 5조8천8백억원을 투자키로 하고 연간 국내 투자계획 규모를 5조5천억원 이상으로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SK는 이날 최태원 SK㈜ 회장 주재로 '그룹 R&D 위원회'를 열고 오는 2007년까지 15조∼20조원을 투자,에너지 정보통신 분야에서 일자리 9만개를 신규 창출키로 했다.


한진그룹도 향후 10년 동안 15조6천억원을 투자하고 매년 수송물류부문 총인원 대비 5% 수준인 1천7백∼2천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키로 확정했다.


중소기업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삼성은 협력회사와의 상생경영 차원에서 삼성전자 1조원을 비롯 모두 1조1천억원을 시설투자 무이자 지원과 제조기술 및 경영기법 교육 등에 사용키로 했다.


현대차도 원자재 급등에 따른 협력업체의 부담 가중을 감안,자재 공동구입 등을 통해 매년 협력업체에 1조6천억원씩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은 소년소녀 가장 생활비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에 모두 4천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대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경영 성과를 경쟁력 강화로 연결시키는 동시에 중소기업과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재계의 이같은 투자 및 고용 확대 계획은 정치자금 수사 등에 따른 앙금을 털고 경제회생에 정부와 공동 보조를 취하겠다는 "화답"으로 해석된다.


각 대기업의 발표 내용이 <>대규모 투자확대를 통한 경제활력 회복 <>청년실업 해소 등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 등 집권 2기를 맞는 노무현 정부의 중점 경제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투자 및 채용 규모를 늘리기로 했고 노무현 대통령도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투자가 계획대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실질적인 규제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재계가 청와대와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 다소 현실성이 결여된 수치를 서둘러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재계는 그동안 내수 회복과 청년실업 해소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청와대 간담회를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와 고용 확대에 나서자는 의미에서 목표를 상향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내달말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민 투자보고대회를 갖고 투자 확대를 위한 재계의 노력을 대내외에 밝힐 계획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